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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일상

60년의 세월,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어느 60대의 인생 회고록)

by 새빛세상 2025.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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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눈과 귀! 세상은 요지경😃 입니다.

 

창밖으로 뉘엿뉘엿 해가 지는 주말 저녁입니다. 텔레비전 소리도 잠시 줄이고, 조용한 거실에 앉아있으니 문득 수십 년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참 열심히도 살았구나.' 60이라는 나이가 주는 무게감과 함께, 내가 걸어온 길 위에 남겨진 발자국들을 가만히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1. 잿빛 하늘 아래, 꿈 많던 시절

제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풍경은 온통 잿빛이었습니다. 연탄가스 냄새가 희미하게 묻어나는 골목, 꽁꽁 언 손을 호호 불며 받아 들었던 풀빵 한 봉지. 모든 것이 부족하고 가난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만은 추웠던 기억이 없습니다. 옆집 숟가락 개수까지 알 정도로 정이 넘쳤던 이웃들이 있었고, 작은 구슬치기 하나에도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막연하지만, 가슴속에는 뜨거운 꿈 하나를 품고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2. '나'를 지우고 '가장'으로 살았던 40년

청년이 되고, 가정을 꾸리면서 제 이름 앞에는 수많은 역할들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OO아빠', 'OO엄마', '김과장', '박부장'... 정작 '나'라는 이름으로 불릴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죠.

 

새벽 별을 보며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 내 옷 한 벌 사는 것은 아까워도, 자식들 학원비와 등록금은 한 번도 밀린 적이 없었습니다. '나'의 꿈과 취미는 사치처럼 느껴졌고, 오직 내 가족의 울타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였습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과,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우리 집의 풍경은 그 모든 고단함을 잊게 하는 최고의 보상이었습니다.

 

3. '자유'라는 낯선 선물, 60대라는 이름의 계절

그리고 마침내 '은퇴'라는 이름의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자식들은 모두 제 짝을 찾아 떠나고, 매일 아침 나를 깨우던 알람 시계도 더는 울리지 않습니다. 평생을 꿈꿔왔던 '자유'라는 선물을 받았지만, 처음에는 텅 빈 시간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고 허전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그 낯선 시간 속에서, 저는 비로소 잊고 지냈던 '나' 자신과 다시 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십 년 만에 먼지 쌓인 붓을 다시 잡아보고, 아내와 손을 잡고 동네 공원을 어슬렁거리고, '요즘 애들'이 듣는다는 노래를 찾아 들어보기도 합니다.

 

'가장'이라는 무거운 갑옷을 내려놓으니, 세상이 조금은 다르게 보입니다. 길가에 핀 작은 들꽃이 이토록 예뻤는지, 한낮의 햇살이 이토록 따사로웠는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마무리하며

내가 걸어온 60년의 길. 그 길 위에는 후회도, 아쉬움도 분명히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굽이굽이 고갯길과, 땀과 눈물로 새겨진 발자국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음을 압니다.

 

앞으로 내 앞에 어떤 길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부터의 길은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60대의 새로운 출발은 충분히 설레고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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