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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슈

"담장 너머 비명소리"… 평범해서 더 소름 돋는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남긴 것

by 새빛세상 2025.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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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눈과 귀! 세상은 요지경😃 입니다.

 

아름다운 정원에는 장미와 달리아가 활짝 피어있고,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웃고 떠듭니다. 평화롭기 그지없는 한 가족의 일상. 하지만 담장 너머로는, 이 모든 평화와는 어울리지 않는 누군가의 날카로운 비명과 둔탁한 총성이 배경음악처럼 끊임없이 들려옵니다.

 

유대인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홀로코스트 영화.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시작으로 전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쓴 화제작,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난해하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객들에게 깊은 파장을 일으키며 조용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1.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보여주는' 악의 평범성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 바로 옆에 위치한 그림 같은 집을 배경으로 합니다. 수용소의 관리자인 루돌프 회스와 그의 아내 헤트비히, 그리고 다섯 아이들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끔찍한 비극이 벌어지는 바로 그곳에서, 너무나도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을 영위합니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담장 너머의 참상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신, 관객은 끊임없이 들려오는 '소리'를 통해 그곳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을 상상하게 되죠. 이 소름 돋는 연출을 통해, 영화는 '어떻게 인간은 이토록 거대한 악 옆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악의 평범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2. '난해한 예술영화'의 놀라운 흥행 돌풍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결코 친절하거나 쉬운 영화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개봉 이후 꾸준한 입소문을 타며 누적 관객 18만 명을 돌파,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올해 최고의 독립예술영화 외화'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평론가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극찬' 일색이었습니다. 씨네플레이 주성철 저널리스트는 "숨이 멎을 듯한 고요한 전율, 악의 평범성을 간파한 조나단 글레이저의 독창성"이라 평했으며, 추아영 기자는 "픽션으로 침투한 현실, 우리에게 이 영화를 픽션으로 소비할 권리가 있는가"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3. '라디오헤드' 뮤직비디오 감독의 독특한 이력

이처럼 독창적인 영화를 만든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독특한 이력 또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라디오헤드', '자미로콰이' 등 세계적인 밴드의 뮤직비디오와 애플, 리바이스 등 유명 브랜드의 광고를 연출하며 감각적인 영상미를 인정받은 실력파였습니다. 그의 독창적인 연출 스타일이 이 영화에서 그야말로 정점을 찍었다는 평입니다.

 

마무리하며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보는 내내 불편하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 무거운 돌덩이를 얹어놓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죠.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야말로, 우리가 역사의 비극을 외면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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