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이 다르다! 평양냉면 vs 함흥냉면, 당신의 '인생 맛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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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여름날, 우리가 기꺼이 줄을 서서, 적지 않은 돈을 내고 '냉면 전문점'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집에서 끓이는 인스턴트 냉면으로는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수십 년의 세월과 정성이 오롯이 담긴 '육수(국물)' 때문일 겁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냉면의 양대 산맥, '슴슴함'의 미학 평양냉면과 '맵단짠'의 정석 함흥냉면의 대표 성지를 찾아, 그 깊고 오묘한 국물의 세계로 함께 떠나보겠습니다.

 

ROUND 1: 슴슴함의 미학, '평양냉면'

"이게 무슨 맛이야?" 하는 첫 만남 후, 어느새 밤에도 생각나 중독되고 마는 '어른의 맛'. 평양냉면의 매력은 바로 그 '슴슴함'에 있습니다.

• 특징: 맑고 깊은 소고기 육수와, 메밀의 구수한 향이 살아있는 툭툭 끊어지는 면발이 핵심입니다. 자극적인 양념 맛이 아닌, 육수 본연의 깊은 맛과 향을 오롯이 즐기는 것이 평양냉면의 정수입니다.
• 대표 성지: 서울 '우래옥(又來屋)'

"또 오시라"는 이름처럼, 한번 맛보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곳. 1946년에 문을 열어 3대째 이어오고 있는, 평양냉면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황제'라 불리는 곳입니다.
맛의 비밀: 다른 평양냉면집에 비해 육향이 아주 진하고 묵직한 것이 특징입니다. 덕분에 평양냉면 입문자들도 "맛있다!"고 느낄 만큼, 깊고 진한 감칠맛을 자랑합니다.
꿀팁: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인 '전통 불고기'를 함께 주문해, 달콤한 불고기 한 점을 구수한 메밀면에 싸서 먹어보세요.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평생 잊지 못할 '미식의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 가격/위치/교통:
• • 가격: 전통 평양냉면 약 16,000원
  • 위치: 서울 중구 창경궁로 62-29
  • 교통: 지하철 2, 5호선 을지로4가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ROUND 2: '맵단짠'의 정석, '함흥냉면'

"냉면은 역시 비빔이지!"를 외치는 당신을 위한, 화려하고 자극적인 맛의 냉면. 스트레스까지 확 날려버리는 강렬한 매력이 있습니다.

• 특징: 감자나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아주 가늘고 질깃한 면발이 특징입니다. 여기에 매콤, 달콤, 새콤한 비빔 양념장과 삭힌 홍어나 가자미회를 올려 먹는 '회냉면'이 대표 메뉴입니다.
• 대표 성지: 서울 '오장동 함흥냉면'

서울 중구 오장동에는 '오장동함흥냉면'과 '오장동흥남집'이라는 두 거목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십 년째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느 곳을 가도 좋지만, 오늘은 '오장동함흥냉면'을 기준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맛의 비밀: 입에 착 감기는 매콤달콤한 양념장과,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회무침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냉면이 나오기 전, 주전자에 담아주는 뜨끈하고 진한 고기 육수를 먼저 마시며 속을 달래는 것이 이곳의 '의식'과도 같습니다.
꿀팁: 함흥냉면의 면은 아주 질기기 때문에, 가위로 면 사리를 열십자(+) 모양으로 두 번 정도만 잘라주는 것이, 쫄깃한 식감을 제대로 즐기면서도 먹기 편한 최고의 방법입니다.

• 가격/위치/교통:
• • 가격: 회냉면 약 14,000원
  • 위치: 서울 중구 마른내로 108
  • 교통: 지하철 2, 5호선 을지로4가역 8번 출구에서 도보 5분

 

마무리하며: 당신의 '인생 냉면'을 찾아서

어떠셨나요? 슴슴하고 깊은 맛의 평양냉면과, 강렬하고 화려한 맛의 함흥냉면. 두 냉면의 매력은 이토록 다릅니다.

 

올여름, 그저 더위를 식히기 위해 냉면을 먹는 대신, 수십 년의 역사가 담긴 전문점에서 당신의 입맛에 꼭 맞는 '인생 냉면'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한 그릇이 당신의 여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